안녕하세요. 결혼 1년된 신혼부부입니다.
남편과 저는 평소 큰 탈없이 잘 지내면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딱 하나 걸리는게 있다면 남편의 컴퓨터 사용 시간입니다.
저도 이정도인줄은 잘 몰랏는데 혼자 자취하면서 워낙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서 영화나 드라마를 보거나 인터넷 서칭을 하거나 하는게 일상이었다는군요. 연애때는 친구들이랑 가끔 컴퓨터로 온라인 게임하는것도 봤구요.
그때 당시에는 연애시절이었으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결혼을 하니 제가 받아들이는게 달라지더라구요. 남편이 컴퓨터앞에서 기본 4-5시간 이상은 시간을 보내는게 어느순간 거슬리더라구요.
평일에 남편은 일이 끝나고오면 씻자마자 바로 컴퓨터를 키는게 일상이구요. 그러면 무슨 게임을 시작해요. 이름은 검은사막? 이런 게임이에요. 모니터가 2대라, 한대로는 게임창과 카톡창을 켜놓고, 한대로는 인터넷창(페북, 유투브, 네이버 등등) 을 켜놓고 멀티플레이를 합니다.
가끔 게임을 켜놓은 상태로 혼자 영화나 드라마도 보구요. 기본적으로 남편은 여가 시간을 이렇게 보내는 사람입니다. 주말에도 같이 뭘 하지 않는 시간엔(장보기,대청소,요리 등등) 이렇게 시간을 보내더라구요. 가끔 같이 예능프로를 보기도 하는데 그 시간외에는 혼자 컴퓨터를 해요. 그니까 주말같은 경우엔 눈뜨고 잘때까진 거의 10시간은 컴퓨터를 하는거죠;;
남편한테 이태까지 사실 불만을 크게 가진적이 없었어요. 항상 다정하게 대하고, 잘 챙겨주고, 집안일도 저희는 항상 분담해서 같이 하구요. 책임감도 잇고 성실한 사람입니다. 저를 많이 아끼고 존중해주구요.
전 우선 컴퓨터 사용이 많지 않은 사람이구요. 집에오면 서로 하루 일상을 공유하는걸 좋아해요. 저희둘다 말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제가 조금 더 종알대면서 이야기를 이끄는 편이에요. 저는 이게 부부로서 할수있는 가장 쉽지만 중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하구요. 특별히 같이 뭘 하지 않아도.. 살 부데끼면서 과일먹거나 티비보면서 이야기 하는게 일상의 소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최근에 계속 남편이 컴퓨터를 좀 오래 사용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하루 기본 4-5시간은 컴퓨터앞에 앉아있어요. 중간중간 밥 해먹을때나 설거지할때는 제외하구요. 게다가 전 게임도 하지 않는 사람이라 게임에 괜한 부정적인 생각이 있어서 몇달전에는 게임을 하는건 좋지만 너무 오래 안했으면 좋겠다, 그 시간에 조금더 생산적인 일을 하면 좋겠다, 나랑 더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 등등을 이야기 했었어요. 그때도 남편은 그냥 혼자 보내는 여가시간은 존중해주면 안되냐더라구요. 저는 남편이 여가시간 갖는건 물론 존중해요. 다만 컴퓨터앞에 앉아있는 그 시간이에요. 자기전까지 그냥 계속 컴퓨터앞에 있어요. 컴퓨터가 거실에 있는데 제가 소파에 앉으면 컴퓨터하는 남편 뒷모습만 보이는 구조에요. 제가 말을 걸면 대꾸는 잘 해주는 편이지만 뭔가 뒷통수에 대고 이야기하는 기분도 별로인데다, 저에게 집중하고 잇다는 생각은 잘 안들게 되죠. 같이 맥주나 와인 한잔 하려고 챙겨와서 소파앞 탁자에 두면 한손으로는 안주를 뻗어먹고 다른 한손으로는 컴퓨터 마우스를 누르면서 계속 그쪽만 보니까요.
처음 몇번은 ‘그래, 일하고 와서 스트레스도 받고 피곤했을텐데 혼자 취미생활하는거 이해해주자, 그래도 다른 일에 소홀한 사람은 절대 아니니까..’ 이런 마인드로 약간 포기심정으로 하게 뒀어요. 괜히 옆에서 얼쩡거리고 말걸고 그러기도 하지만 막 잔소리를 하거나 그러진 않았구요.
그런데 이렇게 지내다보니 어느순간 그 남편이 컴퓨터앞에 있는 시간이 너무 외롭게 느껴지더라구요. 전 잠이 좀 많은편이라 보통 11시면 졸리니까 자자고 내일 출근도 해야하지 않냐고 하는데요, 남편은 제가 먼저 자자고 하기전까지도 항상 컴퓨터 앞에 있구요. 제가 달리 할게 없으니 안방에서 몇시간을 잇어도 뭐하는지 따로 물어보지도 않아요. 컴퓨터가 거실에 있어서 그나마 저 정도의 대화도 하는거지.. 작은방에 있었으면 아예 격리되었을거같아요;;;
부부라고해서 항상 모든 시간 같이 할수 없다는건 저도 잘 아는데, 컴퓨터앞에 장시간 앉아잇으면서 저희 부부가 함께 할수 있는 취미생활이나, 그거까진 안바래도 아주 시시콜콜한 대화 시간까지도 방해받고 집중을 못하게 되는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은 뭔가 화가 나더라구요. 그래서 서운함을 터뜨렸는데 처음에는 제 말에 져주는듯 수긍하더니, 갑자기 본인도 저를 이해하지 못하겠대요. 컴퓨터앞에 안 있고 소파에 앉아있으면 그럼 좀 낫냐며, 뭐가 다른거냐구요. 남편은 원래 좀 독립적이고 혼자잇는 시간을 매우 좋아하던 사람이긴 했어요. 이런 말들이 제가 본인 사생활을 방해한다고 느꼈나봐요. 전에도 게임 때문에 한바탕 한적이 잇어서 더 예민하게 받아들인것도 있는거 같구요. 어쨌든 제 생각을 정리해서 야기했죠. 장시간 컴퓨터 앞에 있으니 우리가 같이 있을수 있는 시간들을 놓치는게 싫다, 뒷통수에 대고 이야기하는게 얼마나 기분 안좋은지 아냐, 난 일부러 컴퓨터 장시간 써야할때는 자기 집에 없을때 쓴다 등등.. 결국 남편이 제 맘을 좀 이해했는지 앞으로 저랑 같이 잇는 시간 동안엔 사용시간을 줄이겠대요. 저도 약속 꼭 지켜달라고, 다시 이문제로 싸우기 싫다고 하고 마무리 지었구요.
남편이 결국 알겠다며 두손 들었지만 이게 혹시 제가 이기적인건가 싶어서 답답한 마음에 여기에라도 하소연해봅니다.. 다른 부부들은 같이 집에있는 시간에 뭘하면서 보내는지, 남편이 혼자 보내는 여가시간은 어디까지 허용해줘야하는지 등등 궁금해지네요. 싱글이었을땐 각자 살고싶은대로 살아도 상관없지만, 부부가 된 이상 서로 생활패턴에 조금 신경쓰고 배려해줘야한다고 생각하는게 제 입장인데.. 제가 욕심인건가요?ㅠ 다른 분들 의견 듣구싶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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